경희대학생, 전태일의료센터 건립 위해 70만 원 기부금 모아 녹색병원에 전달
"전태일, 왜 스스로를 불태웠는가"
1970년 전태일은 비참한 노동환경 속에서 동료 노동자들의 고통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다. 그가 외쳤던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울림은 노동자들의 기본권과 인간다운 삶을 위한 간절한 외침이었다. 그러나 반세기가 지난 지금, 노동자의 현실은 얼마나 달라졌는가?
"국내 공공의료서비스 현실, OECD 최하위"
통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공공의료기관 병상은 '21년 기준 6만 3,551병상으로, 전체의 9.7%에 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비로는 최하위 수준이다. OECD 평균인 약 70% 비해 현저히 낮아 대부분의 병상이 민간 병원에 의존하고 있다.
외국 사례를 보면 영국은 국민건강서비스(NHS)를 통해 모든 시민에게 무료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독일은 사회복지 제도를 통해 저소득층 노동자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노동자의 건강 회복과 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전문 병원을 운영한다. 캐나다 또한 보편적 의료시스템을 적용해 취약 계층이나 노동자들이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취약계층 의료비 지원사업과 산업재해 전문병원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지만 인구 수 대비로는 OECD국가와 비교해 미흡한 수준이다. 더불어 비정규직과 일용직 노동자들은 여전히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다.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해 아파도 참고 일하는 노동자, 일자리를 잃을 까 두려워 부상을 방치한 채 일터로 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전태일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의 기본 권리인 '건강할 권리'조차 온전히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
"녹색병원의 전태일의료센터를 말하다"
이러한 현실을 바꾸려고 나선 병원이 있다. 녹색병원은 원진레이온(주)에서 근무하던 노동자들이 직업병 투쟁을 펼친 결과로 탄생한 원진재단에서 설립한 공익형 민간병원이다. 이런 남다른 사연을 가진 녹색병원은 올해 초부터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전태일 의료센터는 경제적 이유로 병원을 가지 못하는 노동자들에게 치료받을 기회를 제공하고, 예방활동, 건강 상담, 심리치료까지 통합적인 의료 서비스를 지원하는 노동자 병원이다. 전태일이 남긴 노동 역사의 유산처럼, 노동자들에게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존엄과 권리를 되찾아주는 것이 이 센터의 목표이며, 건립 예상비용인 190여억 원 중 50억 원은 국민 모금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노동자를 위한 병원, 우리가 함께 만들어요"
일하다 다치면 치료받고, 나아가 일하다 다치지 않는 안전한 일터에서 일할 수 있는 세상, 이러한 녹색병원에 뜻을 함께한 이들이 있다. 바로 GCP(글로벌 시티즌 프로젝트) 주제로 전태일 의료센터 건립 모금 활동을 추진한 다섯 명의 경희대 학생들이다.

▲기부금 전달식2024년 12월 7일(토) 5명의 경희대학생이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을 위해 모금한 70만 원의 기부금을 녹색병원 임상혁 원장에게 전달하는 모습이다. ⓒ 경희대 전태일의료센터 건립 GCP팀
이들은 지난 11월 25일부터 12월 9일까지 13일간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을 위한 모금 활동을 했고, 이를 통해 모인 70만 원의 기부금을 지난 12월 7일 녹색병원에 방문해 전달했다. 기부에 참여한 29명의 기부자 중 학생이 약 72%(21명), 교수 약 7%(2명), 직장인 약 14%(4명), 기타 약 7%(2명)로 학부생의 참여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모금에 참여한 기부자 현황이다. 학생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직장인과 교수, 기타가 뒤를 이었다. ⓒ 경희대 전태일의료센터 GCP팀
학생들의 자세한 GCP 활동은 @greenchair_000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instagram.com/greenchair_000
"모금 추진한 학생들의 숏터뷰"
- 모금을 추진한 동기는 무엇인가요?
"우리는 모두 노동자입니다. 노동을 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입는 옷, 신는 신발, 사용하는 택배 서비스, 먹는 음식까지도 누군가의 노동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 노동의 대가로 누리는 편안함과 안전함을 생각한다면, 노동자의 건강과 의료권을 지키는 일은 우리의 몫과 책임입니다. 기부는 작은 정성을 모아 세상을 바꿀 기회이자 시민의 책무입니다. 함께 모은 기부금이 전태일의료센터의 벽돌이 되고, 기둥이 되도록 여러분도 전태일 의료센터 건립 기부에 동참해 주세요."
- 전태일의료센터가 설립되면 어떤 의료 서비스가 생기길 희망하시나요?
"아직도 법적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플랫폼 노동자나 재택 노동자들이 겪을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 질환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의료서비스가 생겨나길 바랍니다. 정기적으로 심리건강 설문조사를 통해 필요한 경우 상담과 치료를 제공하고, 모니터링 및 예방 프로그램도 운영하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이러한 노동자들이 사회에 소속감을 느끼고 고립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온라인 소셜 모임이나 대면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정서적인 네트워크를 지원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의 삶을 지탱할 전태일 의료센터, 우리가 만든다"
전태일이 있다면 오늘날에도 가장 먼저 병들고 지친 노동자들의 손을 잡아주었을 것이다. 그의 이름으로 만들어질 전태일 의료센터는 노동자들에게 생명을 지키는 희망이 될 것이다. 당신의 작은 나눔이 이 희망을 현실로 만드는 힘이 될 수 있다. 이제 전태일의 뜻을 이어받아, 노동자들이 더 이상 고통을 감내하지 않도록 함께 행동할 때다.
전태일의료센터 건립 모금 참여링크 |
https://taeilhospital.org/dona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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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함께 만드는 꿈의 병원, 전태일의료센터
"전태일, 왜 스스로를 불태웠는가"
1970년 전태일은 비참한 노동환경 속에서 동료 노동자들의 고통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다. 그가 외쳤던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울림은 노동자들의 기본권과 인간다운 삶을 위한 간절한 외침이었다. 그러나 반세기가 지난 지금, 노동자의 현실은 얼마나 달라졌는가?
"국내 공공의료서비스 현실, OECD 최하위"
통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공공의료기관 병상은 '21년 기준 6만 3,551병상으로, 전체의 9.7%에 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비로는 최하위 수준이다. OECD 평균인 약 70% 비해 현저히 낮아 대부분의 병상이 민간 병원에 의존하고 있다.
외국 사례를 보면 영국은 국민건강서비스(NHS)를 통해 모든 시민에게 무료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독일은 사회복지 제도를 통해 저소득층 노동자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노동자의 건강 회복과 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전문 병원을 운영한다. 캐나다 또한 보편적 의료시스템을 적용해 취약 계층이나 노동자들이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취약계층 의료비 지원사업과 산업재해 전문병원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지만 인구 수 대비로는 OECD국가와 비교해 미흡한 수준이다. 더불어 비정규직과 일용직 노동자들은 여전히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다.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해 아파도 참고 일하는 노동자, 일자리를 잃을 까 두려워 부상을 방치한 채 일터로 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전태일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의 기본 권리인 '건강할 권리'조차 온전히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
"녹색병원의 전태일의료센터를 말하다"
이러한 현실을 바꾸려고 나선 병원이 있다. 녹색병원은 원진레이온(주)에서 근무하던 노동자들이 직업병 투쟁을 펼친 결과로 탄생한 원진재단에서 설립한 공익형 민간병원이다. 이런 남다른 사연을 가진 녹색병원은 올해 초부터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전태일 의료센터는 경제적 이유로 병원을 가지 못하는 노동자들에게 치료받을 기회를 제공하고, 예방활동, 건강 상담, 심리치료까지 통합적인 의료 서비스를 지원하는 노동자 병원이다. 전태일이 남긴 노동 역사의 유산처럼, 노동자들에게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존엄과 권리를 되찾아주는 것이 이 센터의 목표이며, 건립 예상비용인 190여억 원 중 50억 원은 국민 모금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노동자를 위한 병원, 우리가 함께 만들어요"
일하다 다치면 치료받고, 나아가 일하다 다치지 않는 안전한 일터에서 일할 수 있는 세상, 이러한 녹색병원에 뜻을 함께한 이들이 있다. 바로 GCP(글로벌 시티즌 프로젝트) 주제로 전태일 의료센터 건립 모금 활동을 추진한 다섯 명의 경희대 학생들이다.
▲기부금 전달식2024년 12월 7일(토) 5명의 경희대학생이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을 위해 모금한 70만 원의 기부금을 녹색병원 임상혁 원장에게 전달하는 모습이다. ⓒ 경희대 전태일의료센터 건립 GCP팀
이들은 지난 11월 25일부터 12월 9일까지 13일간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을 위한 모금 활동을 했고, 이를 통해 모인 70만 원의 기부금을 지난 12월 7일 녹색병원에 방문해 전달했다. 기부에 참여한 29명의 기부자 중 학생이 약 72%(21명), 교수 약 7%(2명), 직장인 약 14%(4명), 기타 약 7%(2명)로 학부생의 참여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모금에 참여한 기부자 현황이다. 학생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직장인과 교수, 기타가 뒤를 이었다. ⓒ 경희대 전태일의료센터 GCP팀
학생들의 자세한 GCP 활동은 @greenchair_000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instagram.com/greenchair_000
"모금 추진한 학생들의 숏터뷰"
- 모금을 추진한 동기는 무엇인가요?
"우리는 모두 노동자입니다. 노동을 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입는 옷, 신는 신발, 사용하는 택배 서비스, 먹는 음식까지도 누군가의 노동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 노동의 대가로 누리는 편안함과 안전함을 생각한다면, 노동자의 건강과 의료권을 지키는 일은 우리의 몫과 책임입니다. 기부는 작은 정성을 모아 세상을 바꿀 기회이자 시민의 책무입니다. 함께 모은 기부금이 전태일의료센터의 벽돌이 되고, 기둥이 되도록 여러분도 전태일 의료센터 건립 기부에 동참해 주세요."
- 전태일의료센터가 설립되면 어떤 의료 서비스가 생기길 희망하시나요?
"아직도 법적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플랫폼 노동자나 재택 노동자들이 겪을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 질환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의료서비스가 생겨나길 바랍니다. 정기적으로 심리건강 설문조사를 통해 필요한 경우 상담과 치료를 제공하고, 모니터링 및 예방 프로그램도 운영하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이러한 노동자들이 사회에 소속감을 느끼고 고립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온라인 소셜 모임이나 대면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정서적인 네트워크를 지원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의 삶을 지탱할 전태일 의료센터, 우리가 만든다"
전태일이 있다면 오늘날에도 가장 먼저 병들고 지친 노동자들의 손을 잡아주었을 것이다. 그의 이름으로 만들어질 전태일 의료센터는 노동자들에게 생명을 지키는 희망이 될 것이다. 당신의 작은 나눔이 이 희망을 현실로 만드는 힘이 될 수 있다. 이제 전태일의 뜻을 이어받아, 노동자들이 더 이상 고통을 감내하지 않도록 함께 행동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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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함께 만드는 꿈의 병원, 전태일의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