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자 이야기]돌아가신 어머니와 함께 기부합니다.

2025-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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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사무국 사무실로 “전태일의료센터에 기부하시려는 분이 오셨는데요.”라는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병원 접수 창구로 서둘러 가보니, 차분한 모습의 한 여성분이 앉아 계셨습니다.

“예전부터 녹색병원이 하는 일을 돕고 싶었는데, 기부는 처음이네요. ‘꼬꼬무’(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SBS 예능 프로그램) 같은 데서 어떤 병원인지 알게 됐었어요. 입원 상황이 끝나서 하이패스 해지하러 왔다가 기부하고 가려고요.”

그렇게 조심스럽게 내민 하얀 봉투. 그 위에는 본인의 성함과는 다른 분의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실은 저희 어머니가 녹색병원에서 오랫동안 치료 받으시다가 얼마 전에 돌아가셨어요. 이건 어머니 이름이에요. 편안하게 지내셨어요, 여기 녹색병원에서. 100세까지 살다가 편하게 가셨어요.”

금액이 얼마이든, 어떤 분이 주시든 모든 기부금이 소중하지만, 고인이 되신 어머니의 이름이 적힌 하얀 봉투는 말로는 다 하지 못할 따뜻함과 진심이 담긴 것 같았습니다.

“얼마 되지 않지만, 정기후원도 하고 싶어요.”

하늘에 계신 어머니 이름으로 100만 원을 건네시면서, 이제는 본인의 이름으로 차근차근 약정서를 적어주십니다. 자꾸 얼마 안 되는 후원이라고 미안해 하시면서 또박또박 한 글자씩 마음을 담아 적어주십니다. 그리고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에 대한 안내도 들으시고 “무사히 잘 지어졌으면 좋겠다, 바쁜 직원들 시간 뺏어 미안하다”시며 황급히 병원을 떠나셨습니다.

약정서를 보고는 70대 중반이라는 연세에 놀랐습니다. 이제 환갑을 넘으셨으려나 싶은 모습이었거든요. 역시 나누는 마음,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은 아름답고 건강하게 사시는 것 같습니다. 자연스러운 후광의 비결은, 나눔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