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낸다 기부자 릴레이 에세이]
일[존엄을 지키는 마음을] 낸다 - 익명 후원자 님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하루에 3시간마다 한 번씩 번아웃이 오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사무직으로 일하다 보니, 하루 종일 모니터 앞에서 제가 하는 일이 그저 '의미 없는 디지털 잔존물'을 만들어내는 것만 같아 늘 마음 한구석에 허무함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나는 무엇을 위해 이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노동을 아등바등 이어가고 있을까, 고민하던 날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지난 4월, 뉴스레터에서 '일, 낸다' 캠페인을 마주했습니다. 보자마자 몇 년 전의 아빠가 떠올랐습니다. 병원비가 부담되어 차마 입원하지 못하고, 집에서 그 아픔을 겨우겨우 꾹 참으며 버티시던 아빠의 모습.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우리 아빠처럼 홀로 그 고통을 견디고 있을까 싶어 단 1초도 고민하지 않고 결제 버튼을 눌렀습니다.
제가 내어준 '하루 치'의 병원비는, 바쁘다는 핑계로 늘 패스하곤 했던 '친구 혹은 가족과 함께 나누는 따뜻한 저녁 한 끼'의 값입니다.
기부를 하고 나니 신기하게도 제게 큰 위안이 찾아왔습니다. 내가 비록 거리에서 직접 목소리를 내는 활동가는 아닐지라도, 내가 매일 만들어내던 이 고단한 노동의 결과물로 누군가의 삶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노동자가 눈치 보지 않고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병원'이 우리 곁에 생긴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저는 그곳이 "우리가 굳이 '생산'으로 나의 가치를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확인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기계의 부속품이 아니라, 아프면 쉴 수 있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확인하는 공간 말입니다.
아빠를 생각하며 지갑을 열었지만, 제가 선물한 이 든든한 하루가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중년 여성 노동자분들의 멈춘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해주길 바랍니다.
세상이 더 나아질 거라는 기대가 생기지 않아 내일이 막막하고 허무하게 느껴지시나요? 그렇다면 누군가가 그토록 간절히 바라는 하루를 먼저 선물해 보는 건 어떨까요. 당신의 고단한 노동이 누군가의 존엄을 지키는 놀라운 기적이 될 테니까요.
익명 후원자님의 든든하고 다정한 하루 이어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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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존엄을 지키는 마음을] 낸다 - 익명 후원자 님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하루에 3시간마다 한 번씩 번아웃이 오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사무직으로 일하다 보니, 하루 종일 모니터 앞에서 제가 하는 일이 그저 '의미 없는 디지털 잔존물'을 만들어내는 것만 같아 늘 마음 한구석에 허무함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나는 무엇을 위해 이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노동을 아등바등 이어가고 있을까, 고민하던 날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지난 4월, 뉴스레터에서 '일, 낸다' 캠페인을 마주했습니다. 보자마자 몇 년 전의 아빠가 떠올랐습니다. 병원비가 부담되어 차마 입원하지 못하고, 집에서 그 아픔을 겨우겨우 꾹 참으며 버티시던 아빠의 모습.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우리 아빠처럼 홀로 그 고통을 견디고 있을까 싶어 단 1초도 고민하지 않고 결제 버튼을 눌렀습니다.
제가 내어준 '하루 치'의 병원비는, 바쁘다는 핑계로 늘 패스하곤 했던 '친구 혹은 가족과 함께 나누는 따뜻한 저녁 한 끼'의 값입니다.
기부를 하고 나니 신기하게도 제게 큰 위안이 찾아왔습니다. 내가 비록 거리에서 직접 목소리를 내는 활동가는 아닐지라도, 내가 매일 만들어내던 이 고단한 노동의 결과물로 누군가의 삶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노동자가 눈치 보지 않고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병원'이 우리 곁에 생긴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저는 그곳이 "우리가 굳이 '생산'으로 나의 가치를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확인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기계의 부속품이 아니라, 아프면 쉴 수 있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확인하는 공간 말입니다.
아빠를 생각하며 지갑을 열었지만, 제가 선물한 이 든든한 하루가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중년 여성 노동자분들의 멈춘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해주길 바랍니다.
세상이 더 나아질 거라는 기대가 생기지 않아 내일이 막막하고 허무하게 느껴지시나요? 그렇다면 누군가가 그토록 간절히 바라는 하루를 먼저 선물해 보는 건 어떨까요. 당신의 고단한 노동이 누군가의 존엄을 지키는 놀라운 기적이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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