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립위원회 소식][건축위원회] 류창수 건축전문위원을 소개합니다.

202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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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의료센터 건축위원회에는 류창수 교수(이화여대 건축학과)께서 건축전문위원으로 함께 하고 계십니다. 교수님은 2025년 1월 전태일의료센터에 기부금을 보내시며 “설계 진행 관련한 도움이나 자문이 필요하시면 기꺼이 도와드리고자 한다. 전태일 열사가 평소 ‘나에게 대학생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신 말씀을 살면서 항상 맘속에 새기고 있다”며 메시지를 남기셨습니다. 전태일의료센터과 닿은 인연, 건축 과정, 후원자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픈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참여 배경과 인연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아내와 함께 세 아들과 세 마리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50대 고양시민입니다. 대학 졸업 후 건설회사와 설계사무소를 여기저기 옮겨 다녔습니다. 32살에 시작한 뒤늦은 유학을 마치고 영국에서 설계사무소를 다니다 2006년부터 이화여자대학교 건축학과에서 학생들에게 건축설계 실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Q. 전태일의료센터는 어떻게 알게 되셨을까요? 교수님이 전태일의료센터에 기부하시며 남긴 메시지가 지금까지의 인연으로 연결이 되었습니다. 그 계기가 궁금합니다.

 A. 80년대 입학한 대학시절은 조그마한 용기밖에 없는 저에게 항상 감당하기 어려운 큰 용기를 요구하던 제겐 무척이나 버겁고 무거운 시대였습니다. 제가 작은 용기라도 낼 수 있었던 건 제 마음속에 항상 남아있었던 전태일 열사가 남긴 일기의 한 구절-나에게 대학생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좋겠다.-이였습니다. 제가 자주 귀동냥하는 커뮤니티사이트에서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사업을 알게 되었고 적은 금액을 기부하면서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연락을 주십사’ 글을 남긴 게 인연이 되었습니다. 그런 글을 남겼던 건 돌이켜 생각해 보니 제 마음속 깊이 남아있던 전태일 열사와 어린 여공들에 대한 오래된 미안함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건축전문가의 시선에서 본 전태일의료센터

 

Q. 전태일의료센터 건축에서 중요한 부분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A. 제가 생각하는 전태일의료센터는 병원으로서의 기능과 함께 전태일열사의 삶과 그가 남긴 정신을 기억하는 공간이길 바랍니다. 또한, 전국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참여한 사회적 연대의 결정체로서 그 공동체적 가치가 공간으로 실현되고, 누구에게나 차별 없는 치료를 제공하는 환대의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이러한 기억의 공간, 연대의 공간, 환대의 공간을 사업의 시작부터 끝까지 진정성 있게 구현해 주실 역량 있는 건축가를 선정하는 것이 지금 가장 중요한 첫 단추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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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이번 설계 공모 과정에서 고민하시는 부분, 기대하시는 점이 있다면요?

A. 설계사를 선정하는 방식 중 일반적인 현상설계는 출품된 설계작품을 평가해서 완성된 설계안을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설계사로서는 당선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현상안을 작성해서 제출하는데, 많은 경우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원래 제출했던 안이 변경되게 됩니다. 심지어는 원래와는 완전히 다른 설계안으로 지어지기도 합니다. 현상을 진행할 때 생각했던 조건이 바뀌거나 설계 인허가 과정의 변수, 공사비의 초과 등이 변경의 이유입니다. 이번에 설계사 선정을 위한 공모 방식은 완성된 설계안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설계사의 역량과 경험 및 프로젝트 수행계획, 그리고 몇 가지 대지 내 제한적인 조건의 해석과 활용 아이디어를 위주로 평가하여 선정하게 됩니다. 이후에 건립위원회와 설계사가 같이 앞으로 닥칠 변수와 난관들을 함께 머리 맞대고 대응하면서 설계안을 만들어가게 됩니다, 모두의 선의를 바탕으로 가장 좋은 안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을 마음속으로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건축 준비 과정과 현재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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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측량 및 지반/지질조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설계 공모 단계에 들어선 지금 감회나 소감도 남다르실 것 같은데요.

A. 작년 한 해 동안 주차장부지에 대한 법적인 해석문제가 건립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현재 부지에는 녹색병원의 주차장으로 쓰고 있는 주차장전용의 철골건축물이 있는데 이를 철거해야만 공사가 가능합니다. 새로 건물을 지어서 기존의 주차장도 모두 새 건물에 수용한다고 하더라도 주차장전용건물이 아닌 전태일의료센터의 주차장을 녹색병원의 주차장으로 인정할 수 있느냐, 그리고 절차상으로 먼저 대체 주차장을 인근에 확보한 후에만 현재 주차장 건물을 해체할 수 있다라는 중랑구청의 입장 때문이었습니다. 관련한 조항들이 주차장법에 나와 있긴 하지만 해석하는 방법이 달라서 우리의 의도대로 사업을 진행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주변에서 대체 주차장 부지를 확보하는 것은 어마어마한 금액이 필요하고 마땅한 선택지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몇 차례 국토교통부에 질의해서 우리의 생각대로 사업추진이 가능하다라는 유권해석을 받았을 때가 지난 1년 중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기억됩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과정과 우여곡절이 생기겠죠? 하나하나 현명하게 대처하고 해결해 나가야죠.

 

Q. 이후 진행 과정을 후원자들께 간략히 설명해 주신다면요?

A. 3월 초에는 설계를 이끌고 나갈 건축사사무소와 계약이 완료될 예정입니다. 약 1년 정도의 설계와 인허가 과정을 거치면 내년 상반기에는 첫 삽을 뜰 수 있겠죠, 그전에 좋은 시공사를 선정하는 과정이 있을 거고요. 준공식을 미리 마음속에 그려보면 너무너무 감격스러울 것 같습니다.

 

 

기부 후원자에게 전하는 메시지

 

Q. 함께 나누고 싶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A. 제가 지금 하고 있는 건축전문위원으로서의 역할이 어디까지 쓰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저의 역할이 조금이라도 건립 사업에 보탬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건립위원회와 설계와 공사에 참여하는 모든 분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수많은 기부자의 마음은 전태일열사가 끝까지 굴리려고 했던 ‘덩이’를 함께 굴리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모두가 염원하는 기적 같은 일을 함께 만드는 과정에 동참할 수 있어 너무나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대들이 아는, 그대들의 전체의 일부인 나

힘에 겨워 힘에 겨워 굴리다 다 못 굴린

그리고 또 굴려야 할 덩이를 나의 나인 그대들에게 맡긴 채

잠시 다니러 간다네. 잠시 쉬러 간다네.

 

내 생애 다 못 굴린 덩이를, 덩이를

목적지까지 굴려야 하네.

이 순간 이후의 세계에서 또다시 추방당한다 하더라도

굴리는 데, 굴리는 데, 도울 수만 있다면

이룰 수만 있다면...”

(전태일 열사가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유서 중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