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립위원회 소식][건축위원회] 강재호 건축전문위원을 소개합니다.

2026-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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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배경과 인연

 

Q. 자기소개와 함께, 어떤 일을 해오셨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칸 건축사사무소 강재호입니다.

저는 건축 설계와 공간 기획을 하며, 건축은 사람들의 생각과 기억, 그리고 한 사회의 가치와 시선을 담아내는 일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소외되거나 잊혀가는 대상과 프로젝트에도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저에게 건축은 사라져가는 의미를 다시 불러내고, 여러 사람의 뜻과 기억이 이후의 시간 속에서도 이어질 수 있게 하는 지속의 순간을 만들어 내는 일입니다. 특히, 얼마 전까지 <6411 노회찬의 집>을 기획하고 설계하며, 많은 사람들의 뜻과 후원이 하나의 공간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경험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모금의 의미와 프로젝트가 실제로 진행되는 방식, 그리고 후원자들을 어떤 태도로 만나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이번에도 그 경험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Q. 전태일의료센터 건축전문위원으로 동참하시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전태일의료센터는 일반적인 의료시설 하나를 짓는 일과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의 뜻과 기대가 모여 있고, 그만큼 사회적으로도 상징성이 있고 무게가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 역시 앞선 경험을 통해 이런 프로젝트는 단지 건물을 짓는 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있기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이런 건축은 새로운 시설 하나를 만드는 일이기보다는, 우리 사회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어떤 공간으로 남을 수 있는지를 묻는 일에 가깝습니다. 그러기에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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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전문가의 시선에서 본 전태일의료센터

 

Q. 전태일의료센터 건축에서 중요하게 고려될 점은 무엇일까요?

A. 전태일의료센터 건축에서는 세 가지가 함께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병원으로서의 기능, 이 건물이 지니고 있는 사회적 의미, 그리고 현실적인 조건입니다.

우선 병원은 잘 작동해야 합니다. 의료시설은 안전해야 하고, 이용하는 분들에게 불편이 없어야 하며, 실제 운영에서도 무리가 없어야 합니다. 동선, 접근성, 공간의 효율, 진료 환경 같은 문제들은 기본이면서도 가장 중요합니다.

동시에 이 건물은 기능적인 의료시설 하나를 짓는 일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많은 분들의 뜻과 기대가 모여 있는 만큼, 왜 이 건물이 세워지는지, 어떤 가치가 담겨 있는지가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느껴져야 합니다. 꼭 과장되게 드러날 필요는 없지만, 공간의 분위기와 태도 속에서 이 건물만의 이유가 읽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에서는 대지 조건과 주차 계획 같은 현실적인 문제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기존 주차장과의 관계 속에서 지하 주차장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는 민감한 과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단순히 주차 대수의 확보에 그치지 않고, 차량 진출입, 보행 동선, 안전, 지상 공간의 활용까지 함께 조율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좋은 건축은 기능과 의미, 현실적인 조건이 함께 풀릴 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Q. 이번 프로젝트에서 드는 고민이나, 기대하시는 부분이 있다면요?

A. 이런 프로젝트는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받지만, 그만큼 설계를 맡은 분들에게는 큰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기대가 클수록 다양한 의견이 더해지고, 그 과정에서 설계자는 정작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문제들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저는 그 부담을 덜어드리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기대와 요구를 정리하고 조율하면서, 설계를 맡은 분들이 프로젝트의 핵심을 놓치지 않은 채 차분하게 풀어갈 수 있도록 돕는 일입니다.

특히 전태일의료센터처럼 의미와 현실이 동시에 요구되는 프로젝트에서는 상징적인 메시지와 구체적인 건축적 해법이 함께 가야 합니다. 기능, 운영의 현실성, 지하 주차장과 같은 까다로운 조건까지 함께 풀어내야 하는 만큼, 그 균형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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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 준비 과정, 이후에 대해

 

Q. 설계 공모, 발표 및 심사를 통해 설계사 확정 단계를 밟고 있습니다. 심사 과정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보셨는지, 어떤 부분이 설득력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A. 이번 공모 과정에서는 형식보다도, 이 프로젝트를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단지 눈에 띄는 형태나 인상적인 이미지보다, 전태일의료센터가 왜 필요한지, 어떤 공간이어야 하는지, 그리고 병원으로서 어떤 현실적인 해법을 갖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여겨집니다.

상징적인 의미를 잘 이야기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것이 실제 공간 구성이나 운영의 현실성과 연결되지 않으면 설득력이 떨어지고, 반대로 실용적인 해법은 충분한데 이 프로젝트만의 이유와 태도가 잘 보이지 않아도 아쉬움이 있습니다.

결국, 이 두 가지를 얼마나 균형 있게 풀어냈는지가 중요한 기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이후 진행 과정은 어떻게 될까요? 

A. 설계사가 확정되면, 이후에는 본격적인 설계 협의와 이를 통한 구체화가 이어지고, 이어 인허가와 실시설계, 시공 단계로 차례차례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병원 건축은 일반 건축보다 검토해야 할 조건이 훨씬 많고, 그에 따라 조율해야 할 사항도 많습니다. 그래서, 생각보다 시간이 더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과정이 길어진다는 뜻이 아니라, 그만큼 더 세심하게 점검하고 책임 있게 만들어 가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후원자 여러분께도 이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건축은 서두르는 것보다 방향을 잃지 않고, 하나씩 차분하게 제대로 만들어 가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후원자에게 전하는 메시지

 

Q. 건축 준비와 진행 과정에서 후원자들과 나누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시다면요?

A. 후원자 여러분의 역할은 단지 재정적인 도움에 그치지 않고, 왜 전태일의료센터가 필요한지에 대한 뜻을 끝까지 함께 지켜 주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이런 프로젝트는 긴 시간을 필요로 하고, 그 과정 또한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지치기도 하고, 방향이 흔들리는 순간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후원자 여러분의 꾸준한 관심과 응원은 큰 힘이 됩니다. 그것은 단순한 격려를 넘어, 이 건축이 처음의 뜻을 잃지 않고 끝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붙들어 주는 버팀목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후원자 여러분이 이 건축의 바깥에 계신 분들이 아니라, 이미 이 과정을 함께 만들어 가고 계신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건축이 세워져 가는 순간마다 여러분의 마음 또한 함께 쌓여가고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Q. 과정이 진행되면서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마지막 한 말씀 부탁드려요. 

A. 네. 반복되는 말씀이지만 전태일의료센터를 세워가는 일은 단지 하나의 시설을 새로 짓는 데 그치지 않고, 많은 분들의 뜻과 바람을 담아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책임감도 크고, 이 일이 처음의 의미를 잃지 않은 채 잘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도 큽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이 일이 하나의 결실을 맺었을 때, 단순히 새로운 의료시설 하나가 들어서는 데 그치지 않고, 많은 분들의 뜻과 참여가 함께 깃든 건축으로 남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그것이 건축이 사회와 관계를 맺는 또 하나의 방식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기를 바랍니다.

저 역시 그 방향을 잃지 않도록, 끝까지 성실하게 힘을 보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