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자 이야기]일[밑돌이 되는 마음을] 낸다 - 최석순 후원자님

202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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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낸다’ 캠페인을 처음 마주했을 때, 적은 금액으로 누군가의 하루 치 치료비를 차곡차곡 적립해 둔다는 아이디어가 참 깊게 와닿았습니다. 당장 눈앞에 벌어진 일의 수습을 넘어, 앞으로 누군가에게 닥칠 수 있는 어려움을 대비해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그 다정한 의도가 제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캠페인을 보며 제 머릿속에는 매일같이 신문이나 잡지 기사에 오르내리는 수많은 노동자들, 그리고 이제는 우리 사회의 빼놓을 수 없는 이웃이 된 이주노동자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몸이 부서져라 일하면서도, 막상 다치면 병원비 걱정에 감히 병원 문턱조차 넘지 못한다는 그들의 이야기가 내내 눈에 밟혔거든요.

저는 일터에서 누군가가 제 도움을 필요로 하고, 제가 그에 맞는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이번 선결제 기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가 떼어낸 '하루 치'의 크기나 액수 자체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멈춰 선 노동자에게 필요한 하루 치가 이만큼이라고 했고, 그 비용이 나와 내 가족이 살아가는 데 당장 무리를 주지 않는 선이었기에 기꺼이, 그리고 흔쾌히 실행에 옮길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해, 다친 노동자가 맘 편히 치료받고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건 국가와 사회가 당연히 책임져야 할 몫입니다.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씁쓸한 현실이 아쉽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이 일을 이렇게라도 앞장서서 하고 있다는 사실에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선물한 그 하루가 어떤 분에게 닿든 상관없습니다. 그저 저의 작고 가벼운 실천이, 누군가에게는 멈췄던 숨을 고르는 '하루의 온전한 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벅차게 보람찰 뿐입니다.

지금 제가 누리고 있는 이 평범한 삶 역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린 누군가의 도움과 희생 위에 세워져 있음을 압니다. 그러니 이제는 저도, 누군가의 삶과 하루를 단단하게 받쳐주는 작은 ‘밑돌’이 되고 싶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함께 그 다정한 밑돌이 되어주시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