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친우여, 받아 읽어주게. 친우여, 나를 아는 모든 나여 나를 모르는 모든 나여 부탁이 있네. 나를,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영원히 잊지 말아 주게. 그리고 바라네 그대들 소중한 추억의 서재에 간직하여 주게.
뇌성 번개가 이 작은 육신을 태우고 깎아버린다고 해도. 하늘이 나에게만 꺼져 내려온다 해도. 그대 소중한 추억에 간직된 나는 조금도 두렵지 않을 걸세. 그리고 만약 또 두려움이 남는다면 나는 나를 영원히 버릴 걸세. 그대들이 아는 그대들의 전체의 일부인 나. 그대들의 앉은 좌석에 보이지 않게 참석해서 미안하네. 용서하게. 테이블 중간에 나의 좌석을 마련하여 주게. 원섭이와 재철이 중간이면 좋겠네. 좌석을 마련했으면 내 말을 들어주게. 그대들이 아는, 그대들의 전체의 일부인 나. 힘에 겨워 힘에 겨워 굴리다 다 못 굴린 그리고 또 굴려야 할 덩이를 나의 나인 그대들에게 맡긴 채 잠시 다니러 간다네. 잠시 쉬러 간다네. 어쩌면 반지의 무게와 총칼의 질타에 구애되지 않을지도 모르는, 않기를 바라는. 이 순간 이후의 세계에서 내 생애 다 못 굴린 덩이를, 덩이를 목적지까지 굴려야 하네. 이 순간 이후의 세계에서 또다시 추방당한다 하더라도 굴리는 데, 굴리는 데, 도울 수만 있다면 이룰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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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부터 정기후원을 시작하신 한 후원자가 계십니다. 특별히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매달 정해진 날이면 따뜻한 마음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렇게 후원을 해온 김재혁 님이 지난달 5월, 1천만 원 후원금을 전하셨습니다.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듣고 싶어 연락드렸더니, 이렇게 답장을 주셨습니다.
“저는 1990년에 전태일 열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밥값도 감당하기 참 어려운 시절이었지요.
요즘 형편이 좀 나아져서 약소하지만 기금을 보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딱히 이유는 없습니다.
그때 읽었던 당신(=전태일)의 유서가 내내 가슴 한켠에 남아있었나 봅니다.
오히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애쓰시는 여러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2026. 6. 5. 김재혁
김재혁 님의 메시지에는 오랜 시간 쌓아온 깊은 사랑이 담겨 있었습니다.
아래는 전태일 열사의 유서로 알려진 편지글 중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사랑하는 친우여, 받아 읽어주게.
친우여, 나를 아는 모든 나여
나를 모르는 모든 나여
부탁이 있네.
나를,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영원히 잊지 말아 주게.
그리고 바라네 그대들 소중한 추억의 서재에 간직하여 주게.
뇌성 번개가 이 작은 육신을 태우고 깎아버린다고 해도.
하늘이 나에게만 꺼져 내려온다 해도.
그대 소중한 추억에 간직된 나는 조금도 두렵지 않을 걸세.
그리고 만약 또 두려움이 남는다면 나는 나를 영원히 버릴 걸세.
그대들이 아는 그대들의 전체의 일부인 나.
그대들의 앉은 좌석에 보이지 않게 참석해서 미안하네. 용서하게.
테이블 중간에 나의 좌석을 마련하여 주게. 원섭이와 재철이 중간이면 좋겠네.
좌석을 마련했으면 내 말을 들어주게.
그대들이 아는, 그대들의 전체의 일부인 나.
힘에 겨워 힘에 겨워 굴리다 다 못 굴린 그리고 또 굴려야 할 덩이를
나의 나인 그대들에게 맡긴 채 잠시 다니러 간다네. 잠시 쉬러 간다네.
어쩌면 반지의 무게와 총칼의 질타에 구애되지 않을지도 모르는,
않기를 바라는. 이 순간 이후의 세계에서 내 생애 다 못 굴린 덩이를, 덩이를 목적지까지 굴려야 하네.
이 순간 이후의 세계에서 또다시 추방당한다 하더라도
굴리는 데, 굴리는 데, 도울 수만 있다면
이룰 수만 있다면.
1970년 11월 13일, 스물두 살의 청년 전태일은 자신의 몸을 불살라 노동 현실의 참담함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그의 삶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살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