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연계 노동인권 수업’ 후 마을에서 실천적 활동 펼치도록 이끌어
우사일 챌린지, 북펀딩, 키링 제작 등 배움이 나눔으로 이어지도록 지도
서울 신현중 3학년 학생들이 2024년 1년간 진행한 ‘노동인권수업 프로젝트’ 후, 스스로 일해 마련한 기금 250만 원을 1월 2일 ‘전태일의료센터’에 전달할 예정이다.
어떻게 중학생들이 ‘전태일의료센터’ 건립 소식을 접하고, 건립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직접 북펀딩, 굿즈 제작, 영상 챌린지 등에 참여하게 되었을까?
<교육희망>은 12월 24일, 서울 신현중학교를 찾아 이 긴 여정을 이끈 박민영 국어교사를 만나보았다.

▲ 박민영 신현중 교사는 1년간 지역연계 노동인권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 과정에서 학생들과 전태일의료센터 기금 마련을 위해 도서<중랑에서 자라나길> 펀딩과 전태일 키링 등을 제작 판매했다. © 교육희망 오지연 기자
Q. 전태일의료센터 건립 이야기를 듣고 학생들과 함께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중랑혁신교육지구 분과활동에 교사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중랑구에 대해 잘 알게 되었어요. 마을분들이 중랑구가 '녹색병원 보유구'라고 하면서 늘 자랑스러워 하세요. 전태일의료센터 설립을 위한 걷기대회를 마을에서 진행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올해 ‘노동과 진로’라는 주제로 수업을 준비하면서 노동인권의 살아있는 역사인 녹색병원과 연계한 수업을 마을분들과 함께 준비했어요. 또 전교조 서울지부에서 전태일의료센터와 연계한 수업을 제안해 주셔서 더 의미있게 진행할 수 있었어요.
원진 레이온 산재 사건의 해결 과정에서 세워진 병원, 그리고 더 이상 산재의 아픔이 없도록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는 병원, 나아가 그걸 해결하기 위해 전태일의료센터를 만드는 병원, 그리고 그 병원이 시민의 것이 되도록 시민 성금을 모집하는 병원, 그 일에 함께하는 수많은 사람들...이것보다 더 멋진 노동인권 수업의 사례가 있을 수 있을까요?
Q. 단순 기부가 아닌 '우사일 챌린지', 책펀딩, 굿즈 제작 판매 등 창의적인 방법으로 연대 활동을 한 것이 인상적이에요.
혼자서는 어려웠죠. 학생들과 올해 1월부터 마을에서 돈이 아닌 가치를 추구하며 일하는 마을분들을 인터뷰하는 '마을탐방 프로젝트'를 준비했어요. 4월말에 그 활동을 마무리하고 평가를 하는 날에 모두 ‘이게 바로 마을과 학교가 제대로 만나는 거구나’라는 것을 느꼈고, 2학기에 노동인권 프로젝트도 함께하자고 뜻을 모았어요.
‘건강하게 일하길’이라는 제목도, 너무 무겁지 않게 의미있게 나가자는 방향성도, 수업 활동지와 북펀딩도 학생들과 함께 고민하면서 나온 것이에요. 그리고 응원해준 신현중 선생님들 덕분이기도 해요. 함께하는 힘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한 해였어요.

▲ 녹색병원의 '이어-줄 캠페인'의 일환으로 더 안전한 리어카 구조를 탐구하는 학생들 ©박민영 교사 제공
Q. 녹색병원이 폐지수집 어르신의 안전사고 감소를 위해 진행 중인 '이어-줄 캠페인', 안전한 리어카 제작 탐구에도 함께하고 아이디어도 반영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녹색병원에서 교내에 직접 리어카를 설치해주셔서 학생들이 폐지수집 어르신들의 안전을 위해서 리어카를 어떻게 디자인해야 할지를 깊이 있게 고민할 수 있었어요. 다양한 의견 중, 어르신들이 손잡이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사고를 당할 수 있기에 손잡이 부분을 열리게 디자인하자는 의견이 나왔어요. 감사하게도 2차 제작 과정에 이 의견이 반영되었어요.
수업 후 전태일의료센터 건립기금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도 ‘신현중학교 27회 졸업생 일동’으로 100만 원을 기부하고, 기왕이면 직접 일해서 기부하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기가 막히게도 1학기에 인터뷰집을 만들었기에 북펀딩을 하기에 좋았고, 거기에 학생들이 직접 디자인한 포토카드, 전태일 키링을 굿즈로 제작해서 판매를 했어요. (북펀딩)
학생들에게 800명이 있는 마을단체방에 책과 굿즈 등을 팔 예정이라고 하면서 그러려면 홍보를 해야 할텐데 '우사일 챌린지'를 해보자 했더니 요즘 학생들은 얼굴 노출을 싫어하는데 30명 정도나 합창에 참여했어요. 아이들이 직접 북펀딩 홍보영상도 만들었고요.
우사일 챌린지 영상을 녹색병원에 기부하고 블로그에서 보는데 진짜 뭉클하더라고요. 아이들이 얼마나 예쁜지...


▲ 마을 사람들을 인터뷰한 책 <중랑에서 자라나길>북콘서트. 마을과 학교가 함께 성장한 것을 확인한 감동의 자리였다. © 박민영 교사 제공
Q. 1년 프로젝트 과정에서 선생님과 학생들이 새롭게 알게 된 것, 그리고 어떤 성장이 있었나요?
‘실천적 배움’이라는 단어를 온몸으로 경험한 시간이었어요. '이어-줄'을 관찰하고, 산재사건을 조사하여 발표하고, 리어카를 만지며 아이디어를 탐구하고, 우사일 챌린지에 함께하고, 굿즈를 만들면서 아이들도 자신이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1학기에 마을분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묶어 만든 인터뷰집 <중랑에서 자라나길> 북콘서트를 마을장(마을네트워크 모임)에서 진행했어요. 학생들이 사회자의 질문에 답을 하는데 마을 어르신들이 감동의 눈물을 많이 흘리셨어요. 학생들이 준비하면서 전하고자 했던 모든 것들을, 아니 그 이상으로 멋지게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그리고 2학기 노동인권프로젝트 수업의 부제가 ‘우리 동네에는 이상한 병원이 있다’였어요. 1학기에 임상혁 녹색병원 원장님을 인터뷰한 학생의 글에서 가져온 제목이었죠.
무엇보다 제가 노동인권 수업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준비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녹색병원과 다양한 노동문제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 되었고, 함께한 모두가 많이 깨닫고 성장한 2024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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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노동인권 수업 후 ‘전태일의료센터 건립기금’ 마련한 중 3 학생들.... 박민영 교사
‘지역연계 노동인권 수업’ 후 마을에서 실천적 활동 펼치도록 이끌어
우사일 챌린지, 북펀딩, 키링 제작 등 배움이 나눔으로 이어지도록 지도
서울 신현중 3학년 학생들이 2024년 1년간 진행한 ‘노동인권수업 프로젝트’ 후, 스스로 일해 마련한 기금 250만 원을 1월 2일 ‘전태일의료센터’에 전달할 예정이다.
어떻게 중학생들이 ‘전태일의료센터’ 건립 소식을 접하고, 건립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직접 북펀딩, 굿즈 제작, 영상 챌린지 등에 참여하게 되었을까?
<교육희망>은 12월 24일, 서울 신현중학교를 찾아 이 긴 여정을 이끈 박민영 국어교사를 만나보았다.
▲ 박민영 신현중 교사는 1년간 지역연계 노동인권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 과정에서 학생들과 전태일의료센터 기금 마련을 위해 도서<중랑에서 자라나길> 펀딩과 전태일 키링 등을 제작 판매했다. © 교육희망 오지연 기자
Q. 전태일의료센터 건립 이야기를 듣고 학생들과 함께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중랑혁신교육지구 분과활동에 교사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중랑구에 대해 잘 알게 되었어요. 마을분들이 중랑구가 '녹색병원 보유구'라고 하면서 늘 자랑스러워 하세요. 전태일의료센터 설립을 위한 걷기대회를 마을에서 진행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올해 ‘노동과 진로’라는 주제로 수업을 준비하면서 노동인권의 살아있는 역사인 녹색병원과 연계한 수업을 마을분들과 함께 준비했어요. 또 전교조 서울지부에서 전태일의료센터와 연계한 수업을 제안해 주셔서 더 의미있게 진행할 수 있었어요.
원진 레이온 산재 사건의 해결 과정에서 세워진 병원, 그리고 더 이상 산재의 아픔이 없도록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는 병원, 나아가 그걸 해결하기 위해 전태일의료센터를 만드는 병원, 그리고 그 병원이 시민의 것이 되도록 시민 성금을 모집하는 병원, 그 일에 함께하는 수많은 사람들...이것보다 더 멋진 노동인권 수업의 사례가 있을 수 있을까요?
Q. 단순 기부가 아닌 '우사일 챌린지', 책펀딩, 굿즈 제작 판매 등 창의적인 방법으로 연대 활동을 한 것이 인상적이에요.
혼자서는 어려웠죠. 학생들과 올해 1월부터 마을에서 돈이 아닌 가치를 추구하며 일하는 마을분들을 인터뷰하는 '마을탐방 프로젝트'를 준비했어요. 4월말에 그 활동을 마무리하고 평가를 하는 날에 모두 ‘이게 바로 마을과 학교가 제대로 만나는 거구나’라는 것을 느꼈고, 2학기에 노동인권 프로젝트도 함께하자고 뜻을 모았어요.
‘건강하게 일하길’이라는 제목도, 너무 무겁지 않게 의미있게 나가자는 방향성도, 수업 활동지와 북펀딩도 학생들과 함께 고민하면서 나온 것이에요. 그리고 응원해준 신현중 선생님들 덕분이기도 해요. 함께하는 힘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한 해였어요.
▲ 녹색병원의 '이어-줄 캠페인'의 일환으로 더 안전한 리어카 구조를 탐구하는 학생들 ©박민영 교사 제공
Q. 녹색병원이 폐지수집 어르신의 안전사고 감소를 위해 진행 중인 '이어-줄 캠페인', 안전한 리어카 제작 탐구에도 함께하고 아이디어도 반영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녹색병원에서 교내에 직접 리어카를 설치해주셔서 학생들이 폐지수집 어르신들의 안전을 위해서 리어카를 어떻게 디자인해야 할지를 깊이 있게 고민할 수 있었어요. 다양한 의견 중, 어르신들이 손잡이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사고를 당할 수 있기에 손잡이 부분을 열리게 디자인하자는 의견이 나왔어요. 감사하게도 2차 제작 과정에 이 의견이 반영되었어요.
수업 후 전태일의료센터 건립기금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도 ‘신현중학교 27회 졸업생 일동’으로 100만 원을 기부하고, 기왕이면 직접 일해서 기부하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기가 막히게도 1학기에 인터뷰집을 만들었기에 북펀딩을 하기에 좋았고, 거기에 학생들이 직접 디자인한 포토카드, 전태일 키링을 굿즈로 제작해서 판매를 했어요. (북펀딩)
학생들에게 800명이 있는 마을단체방에 책과 굿즈 등을 팔 예정이라고 하면서 그러려면 홍보를 해야 할텐데 '우사일 챌린지'를 해보자 했더니 요즘 학생들은 얼굴 노출을 싫어하는데 30명 정도나 합창에 참여했어요. 아이들이 직접 북펀딩 홍보영상도 만들었고요.
우사일 챌린지 영상을 녹색병원에 기부하고 블로그에서 보는데 진짜 뭉클하더라고요. 아이들이 얼마나 예쁜지...
▲ 마을 사람들을 인터뷰한 책 <중랑에서 자라나길>북콘서트. 마을과 학교가 함께 성장한 것을 확인한 감동의 자리였다. © 박민영 교사 제공
Q. 1년 프로젝트 과정에서 선생님과 학생들이 새롭게 알게 된 것, 그리고 어떤 성장이 있었나요?
‘실천적 배움’이라는 단어를 온몸으로 경험한 시간이었어요. '이어-줄'을 관찰하고, 산재사건을 조사하여 발표하고, 리어카를 만지며 아이디어를 탐구하고, 우사일 챌린지에 함께하고, 굿즈를 만들면서 아이들도 자신이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1학기에 마을분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묶어 만든 인터뷰집 <중랑에서 자라나길> 북콘서트를 마을장(마을네트워크 모임)에서 진행했어요. 학생들이 사회자의 질문에 답을 하는데 마을 어르신들이 감동의 눈물을 많이 흘리셨어요. 학생들이 준비하면서 전하고자 했던 모든 것들을, 아니 그 이상으로 멋지게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그리고 2학기 노동인권프로젝트 수업의 부제가 ‘우리 동네에는 이상한 병원이 있다’였어요. 1학기에 임상혁 녹색병원 원장님을 인터뷰한 학생의 글에서 가져온 제목이었죠.
무엇보다 제가 노동인권 수업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준비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녹색병원과 다양한 노동문제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 되었고, 함께한 모두가 많이 깨닫고 성장한 2024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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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노동인권 수업 후 ‘전태일의료센터 건립기금’ 마련한 중 3 학생들.... 박민영 교사